최근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나 봤습니다.
디저트 셰프가 모여 대결하는 <더 디저트>.

팀 미션을 할 때였습니다.
팀마다 리더를 뽑아야 했습니다.
제가 응원하던 팀에서는 이승준 셰프가 뽑혔습니다.

처음에는 갸우뚱 했습니다.
마음이 곱다고 해야 하나.
싫은 말 못 하고,
회의에선 항상 “어떻게 할까?”를 묻고,
반대 의견이 하나라도 있으면 고심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서바이벌인데,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싶었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리더가 처음이라 헤매긴 했지만,
실력 좋은 팀원들이 다들 잘 도와줬습니다.
본인도 미션 준비에 밤을 새 가며 리더로서 랜딩했습니다.

지친 팀원들을 다독이고,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나서서 가져다 주고.

아쉽게도 팀전에선 패배했습니다.
리더가 탈락 후보를 지목해야 했는데,
이승준 셰프는 가장 먼저 본인을 지목했습니다.

좋은 리더 같았습니다.
자기 자신을 탈락 후보로 뽑는다니.
실상 별로 못 하지도 않았는데.
‘성공은 팀원 덕분이고, 실패는 본인 탓’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초한지에 있습니다.
항우는 개인 능력이 우수했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독선적이었습니다.
유방은 개인 능력이 비교적 약했지만, 협력하고자 했습니다.
참모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존심을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주변에 귀인이 많았고 천하를 통일했습니다.

어느 한 쪽이 맞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적합한 리더쉽은 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냥 재밌게 웃으려고 틀어본 프로그램이었는데,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